찐하제잉~ 충청도 사투리 영화 피끓는청춘

 많은 사투리 영화가 있었지만 이번 사투리 영화는 새롭게 느껴지네요. 여태까지는 부산 사투리가 영화에서 많이 등장했잖아요. 드라마에서도 그렇고. 이번에는 충청도 사투리가 빛을 발했습니다. 영화 피끓는청춘! 제목부터 청춘의 냄새가 폴폴 나는 영화, 더구나 한창 주가를 달리고 있는 배우 박보영과 이종석이 주연이라 더욱 주목을 받았지요. 아쉽게도 성과는 크게 좋진 않았지만, 그래도 보고 있으면 참 기분좋아지는 영화였습니다. 물론 감정의 대립과 싸움이 그랬다는 건 아니구요, 영화 전체의 분위기가 청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나서 반가운 기분이 들더라구요ㅋㅋ 그리고 정작 충청도에 살았던 게 아니더라도 사투리를 들으면 정겨운 기분이 들어서 괜히 더 반갑게 느껴집니다ㅋㅋㅋ

 이종석은 카사노바입니다. 학교에서 꽤나 알려진 카사노바이지요. 여러 여자한테 감정도 없이 이성적으로 계산적으로 접근해서 마음을 열게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서울에서 한 여자가 전학오지요. 하지만 그 여자는 도통 이종석의 작업 방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종석도 서서히 진심으로 그 여자에게 노력하고 다가가게 되지요. 그런데! 그런 이종석의 삶을 엉키게 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박보영! 예상과 다르게 박보영은 싸움을 굉장히 잘하는 일진의 역할을 맡았는데요. 이종석을 좋아하는 박보영, 거기다 박보영을 좋아하는 김영광이 있어 이종석의 학교생활은 꼬이게 되지요. 우리들의 청춘이 다들 그랬듯 예상 그대로 순탄하게 흘러가는 일은 없습니다. 항상 꼬이는 상황이 벌어지기 마련이지요.

 영화 피끓는청춘은 웃음과 감동이 있는 이야기였는데요, 알고보니 박보영이 무기(?)로 사용하던 컴퍼스는 어릴 적 이종석이 자신을 대신해 혼이 나면서까지 빌려주었던 준비물이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상황이 어찌하다보니 일진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어릴적의 순수함과 사랑은 남아있는 거지요. 그렇지만 그런 박보영의 마음도 모르고 이종석은 박보영을 자꾸만 피합니다. 그리고 서울에서 온 전학생에게 자꾸만 들이대지요. 그런데 여기서! 서울 전학생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알고보니 그녀는 서울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전학온 문제아였던 거지요. 그런데 이종석은 그것도 모르고 자꾸만 서울 전학생을 감쌉니다. 여기서 영화 피끓는청춘이 참 괜찮다고 생각했던 설정이 바로 서울전학생이 문제아였다는 건데요. 만약 단지 약하고 착한 소녀였다면 박보영에게 반감이 들었을 수도 있지만, 문제아였고 겉과 속이 다른 캐릭터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박보영에게 더욱 애정이 가게 되는 것이지요. 서울 전학생이 진짜 착했다면, 박보영이 안됐긴 하지만 크게 그럼 감정이 들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드러나는 이종석 집의 비밀. 이종석의 아버지는 아내를 버리고 카사노바의 기질을 버리지 못하는 걸로 설정되어 있지만, 사실은 이종석에게 비밀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실은 아내가 그를 버리고 떠났다는 사실을요.. 이게 아버지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이 미움을 받더라도 아들에게 그런 나쁜 소식을 전하고 싶지 않은 마음..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또 갖가지 상황을 겪으면서 이종석은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실은 사랑이란 이성적이고 계산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진심에서 진심으로 통하는 것이라는 걸요. 그래서 영화 피끓는청춘은 코미디와 감동, 로맨스를 모두 집약한 기분좋은 영화였습니다. 거기다 명품 조연들의 연기가 빛을 발하여 더욱 단단해지고 지루한 부분없이 잘 만들어졌지요. 권해효의 연기는 역시 명불허전이었고, 이종석의 친구들도 조연으로 아주 제대로 영화의 깨알같은 맛을 살려주었지요. 아, 놀랐던 건 서울 전학생이 이세영이었다는 사실! 아역으로 많이 알려진 그녀가 벌써 이렇게 컸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ㅋㅋㅋ 그리고 선생님들도 아주 알아주는 명품조연, 씬스틸러들이라 더욱 재미를 더했구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박보영이 일진 역할을 하니, 연기를 잘하긴 했지만 어색하긴 하더군요.. 저만 그랬던 가요?

아마도 영화 피끓는청춘을 보면서 아주 몰입도가 높고 재밌다고는 생각 안하셨을 거 같습니다. 저도 참 재밌고 기분좋게 봤지만, 아무래도 여러가지 감흥이 뒤섞이다보니 몰입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거든요. 특히나 마무리에서 별다른 과정도 없이 이종석이 프로포즈를 하러 가는 장면은 너무 급하게 마무리하기 위한 장면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세영이 마지막에 뜬금없이 이종석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것도 감동적인 마무리를 하기 위해 억지로 넣은 느낌이었구요.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괜찮았고 소재도 괜찮았으며 연기도 너무 좋았으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제목을 보고 뭔가 뜨거운 어떤 것을 느끼게 해주려나 했는데, 실상은 조금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피끓는'이라는 수식어가 조금 아까운 느낌? 그래도 우리의 청춘은 언제나 피가 끓었잖아요~ 기억나지 않으신가요? 그때 그시절이 그리워지는 영화 피끓는청춘이었습니다.


피끓는 청춘 (2014)

7.7
감독
이연우
출연
박보영, 이종석, 이세영, 김영광, 권해효
정보
코미디, 로맨스/멜로 | 한국 | 121 분 | 201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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