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탁사정

 많은 사람들이 여름휴가를 즐기기위해 제천 탁사정 근처의 계곡을 찾는다고 들었지만, 저희는 아무도 없는 겨울에, 추운 겨울에 탁사정을 찾았습니다. 여름에는 활기차고 기운찬 분위기라면 겨울에는 잔잔하고 아주 운치가 있는 장소였습니다. 자그마한 언덕과 같은 산봉우리가 몇몇 보였구요, 나무와 바위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있었습니다. 겨울이라 그런지 이렇게 사람이 없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충북 여행 코스를 잘못 선택했나 생각도 했구요. 버스를 내리고 5분쯤 걸었을까? 눈앞에 탁사정이 나타났습니다.

 커다랗고 휘황찬란한 광경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그저 작은 봉우리 위에 정자가 있을 뿐이었어요. 그런데 그 모습이 저는 왜이렇게 좋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고즈넉하고 운치가 가득한 제천 탁사정의 모습. 아마 여름에 왔다면 이정도의 감흥을 받지는 못했을 거예요. 깎여들어간 바위 위에 걸친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걸까요, 충북 여행 중에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곳이 바로 제천 탁사정이랍니다. 후에 알게 된 거지만, 의외로 바위나 봉우리 위에 정자를 하나 지어놓고 관광지가 된 곳이 많더라구요. 동해에도 있었고, 영월에도 있었구요. 그래도! 탁사정은 저에게 처음 마주한 고요한 정취와 운치였기에 확 와닿았습니다. 걸어가는 내내 눈을 떼지 못했네요. 놀랍고 대단히 아름답다기보단 그 은은한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달까요?

 그리고 보니까 충북 탁사정 아래 탁사정 계곡이 아주 이름난 곳이더군요. 아름다운 호수로 널리 이름을 알린 곳이라고 해요. 지금은 출입금지 줄을 쳐두고 해서 좀 지저분해보이기도 했지만 확실히 물줄기가 아름답게 휘어있었습니다. 깨끗하고 맑은 계곡물, 그리고 그 주변으로 쌓인 눈, 여름에는 도무지 어떤 분위기일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평화롭고 은근한 매력을 전해주는 곳이었습니다. 하루종일 이 주변에 앉아서 멍하니 정취에 젖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아, 물론 취향차이이니 다른 분들은 제천 탁사정이 지루하다고 여겨질 수 있겠네요. 그래도 조용하고 소소한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분명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내성적이거나 감성적인 여성분들? 마음이 여린 분들에게 어울릴 은근한 아름다움~

길을 못 찾아서 탁사정 위로 올라갈땐 산을 탔어요. 가시에 찔리고 나무가지에 긁히고 난리도 아니었네요.. 오랜만에 군대 기분 났습니다. 해질녘이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갈색빛이 뒤덮인 충북 탁사정 주변 경관들. 그래서 마음이 더 편안하고 모든 것이 그윽하게 보였던 거 같기도 합니다. 입이 떡 벌어지는 놀라운 자연 경관은 아니지만 충북 여행 중에 많은 분들이 꼭 들렀으면 하는 제천 탁사정. 여름에 와서 정취도 즐기고 계곡에 발 한번 담그는 것도 참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제천 탁사정이 겨울에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 여름의 분위기가 상상이 가질 않네요. 만약 텐트 쳐두고 시끄럽게 떠들며 놀면, 괜히 탁사정에 대한 환상이 깨질거 같기도..ㅋㅋ 마음이 편안해졌던 제천 여행 코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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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사정 / 계곡

주소
충북 제천시 봉양읍 구학리
전화
043-641-4335
설명
백사장과 맑은 물, 노송이 어울린 아름다운 계곡으로 제천의 대표적...

 


탁사정 / 계곡

주소
충북 제천시 봉양읍 구학리
전화
043-641-4335
설명
백사장과 맑은 물, 노송이 어울린 아름다운 계곡으로 제천의 대표적인 여름 피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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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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