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관객 영화 왕의남자


왕의 남자 (2005)

King and the Clown 
9.2
감독
이준익
출연
감우성, 정진영, 강성연, 이준기, 유해진
정보
시대극, 드라마 | 한국 | 119 분 | 200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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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억이 맞다면 아마 거의 최초로 천만관객을 돌파했던 영화가 실미도일 겁니다. (아니면 태극기휘날리며) 그리고 천만관객 영화가 나타났다는 사실에 모두 술렁이고 있을 당시에 나와 다시금 천만관객을 달성해 이슈가 된 영화가 바로 왕의남자이지요. 처음에 사람들의 반응은 아무리 천만관객 시대라도 이렇게 연달아 그런 영화가 나올까? 이런 반응이었습니다. 그런데 왕의남자는 진득하게 관객을 몰더니 결국 천만관객을 돌파했지요. 그리고 저도 그중 한명이었고요. 얼마전 TV에서 다시 보게 된 왕의남자는, 1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만큼 대단한 완성도와 재미를 자랑했습니다. 그들의 연기는 정말 최고였고, 이런 시대극이 다시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색다른 소재와 섹슈얼리티를 담고 있었습니다. 이준익 감독이 인정을 받는 이유가 다 있다니까요~

동성간의 사랑을 다루면서도 이토록 아름다울 수가 있다니. 이준익 감독의 역량이 바로 거기서 나타났습니다. 동성애라는 코드를 아주 미묘하고 오묘하게 다루면서도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고 오히려 아름다운 느낌을 주었으니까요. (동성애를 비하하는 건 아닙니다!) 생소할 수 있는 코드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그 능력에 저는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그 코드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를 너무나 짜임새 좋게 만들어두었기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구요. 어쩌면 이준익 감독은 여자보다도 더 섬세함을 가진 감독일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극의 분위기를 만들어준 건 배우들의 공이 크겠지요. 정말 기라성 같은 배우들의 향연이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왕의남자 속에서 이준기라는 신인이 다른 배우들에게 밀리지 않고 연기를 펼쳐갔구요. 영화 왕의남자가 나오고 난 후 한동안 이준기 신드롬이 펼쳐졌지요. 그만큼 이준기의 캐릭터는 매력적이었고, 또한 섹시했습니다.

영화 왕의남자가 가진 완성도는 아주아주 높았습니다. 새로운 시각, 단단한 구성, 표현력, 연출력, 연기, 호흡, 소재 모든 게 흠잡을 데 없이 좋았지요. 광대가 왕을 풍자를 하는데, 그 풍자가 또한 우리 시대를 풍자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단순한 오락 영화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한가지에 휩쓸리지 않고 다양한 방면에서 역량을 보여준 영화 왕의남자.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왕의남자 신드롬이 일었을 정도였지요. 그리고 시대극이 이렇게 매혹적이고 세련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기에 따로 스토리에 대한 설명은 필요없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저, 보고 나면 왜 천만관객 영화인지 알 수 있는 영화이지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책상 앞에 앉아 글만 읽는 선비보다, 궁 안에만 갇혀 정사를 돌보는 왕보다, 세계를 떠돌며 보고 배우며 소통하는 광대들이 더 지식인이고 더 똑똑한 존재가 아니었을까. 그 시대와 사람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그리고 새로운 소재를 적용해 생소한 감각을 보여준 작품, 왕의 남자였습니다.  

Posted by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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